"반면, “말대꾸하지 마라” 같은 표현 속에는 어린이·청소년의 의견이나 입장을 대등하게 바라보지 않고 무시하는 인식이 깔려 있습니다. 어린이·청소년은 어른이 말하는 대로 군말 없이 순종해야 하고, 자기 의견을 표현하는 것은 예의 없거나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이라는 것이지요. “말대꾸”나 “대든다” 같은 말에는, 우리 사회가 어린이·청소년의 생각과 말을 폄하하고 어린이·청소년을 아랫사람으로 보는 태도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교육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학교생활협약을 어떻게 수정할지 나누는 활동에서 이를 반대하는 사회적 통념에 한마디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참여자분의 “모두가 학생이 되거나 모두가 사람이 되는 건 어때요?”라는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흔히 ‘나이에 상관없이 모두가 배워야지’라는 식의 말은 많이 하지만 그 속을 바라봤을 때 서로가 배워야 하는 공간과 내용은 정해져 있다는 점이 답답한 순간이 많았습니다. 이러한 관점을 넘어 이 사회가 ‘학교’와 ‘사회’를 나눠왔던 벽을 허무는 느낌이 들게끔 하는 이야기를 나눠주셨습니다."
"많은 분들이 학교에서 이런 말을 한번쯤 들어보았을 텐데요. “지금 흘리는 침은 내일 흘릴 눈물이다”, “지금 힘들어도 조금만 더 참으면 미래의 ~가 바뀐다”. 우리는 살면서 자주 내일을 위해 오늘의 고통은 참아야 하며, 부당한 일을 겪거나 괴롭더라도 미래를 위한 것이라면 지금은 견디기를 강요받곤 합니다. “나중에", “어른이 되고 나서" 자유롭게 살 수 있으니, 그전까지는 참고 기다리라는 요구도 받곤 합니다. ‘미래의 희망’이라는 말의 뒷면에는 어린이·청소년에게 현재의 고통을 참으라는 말, 현재의 삶은 덜 중요하다는 말이 있는 것입니다."